망한 다이어트 후기 #1: 치킨의 유혹 편

 

망한 다이어트 후기 #1: 치킨의 유혹 편 

[D-1]
다이어트를 결심했다. 더는 안 되겠다. 거울 속 내 모습에 눈물이 찔끔. 옷장에 옷은 많은데, 맞는 게 없다.
카톡 단체방에 다짐 올림.
“여러분, 저 내일부터 다이어트합니다. 유혹하지 마세요. 진짜임.”

[1일차]
아침: 오트밀 + 플레인 요거트. 건강한 맛… (은 무슨, 그냥 풀맛 남.)
점심: 닭가슴살 샐러드. 와 나 이런 것도 먹네? 대견하다.
저녁: 두부 샐러드. 배고픈데... 이게 맞는 거겠지?
밤 10시: 침대에 누워 치킨 광고 보면서 침 삼킴. 하지만 안 먹음. 의지 만렙.

[2일차]
아침: 삶은 달걀 두 개. 물 많이 마심.
점심: 회사에서 도시락 시켰는데, 짜장면 먹는 동료들 보며 마음속으로 ‘그들은 이미 포기한 자들이다’라고 생각함.
저녁: 아보카도 샐러드. 건강한 맛. 조금 행복해짐.
밤 11시: 배고파서 물 2L 마심. 자다 화장실 3번 감.

[3일차]
지옥의 날.
점심 먹고 나서, 친구가 톡함.
“오늘 치킨에 맥주 어때?”
단호하게 답장함. “안 돼. 나 다이어트 중이야.”
친구: “아 너 안 올 거니까 순살+양념 반반 시킨다?”
나: “아니 안 간다니까 ㅋㅋㅋㅋㅋ 잘 먹어~”

[그날 밤]
그 친구가 우리 집에 옴. 이유?
“남은 치킨 가져왔어. 그냥 냄새만 맡아봐.”

치킨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순간, 내 뇌 속에서 뭔가 딸깍 하고 부러졌음.
냄새가 퍼지고, 튀김 소리 상상되면서 정신 혼미.
"한 입만…" 이라던 내가, 어느새 양념 뚜껑까지 핥고 있음.

[그 다음 날 아침]
거실 테이블 위에 치킨 뼈 더미. 내 앞에 맥주 캔 3개.
치킨박스에 적힌 문구: “오늘도 맛있게, 굽네치킨!”
눈물 남.
체중계 올라감. +1.8kg.
인생은 실전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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